최종편집 2024-04-17 17:12 (수)
낮에는 주민진료 저녁엔 방과후 선생님
상태바
낮에는 주민진료 저녁엔 방과후 선생님
  • 이관용 기자
  • 승인 2018.02.12 11:40
  • 호수 12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성보건지소 류호연 공중보건의 칭찬자자
▲ 류호연 공중보건의

“아픈 곳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주고, 진료도 잘해요. 예의바르고 친절해서 손녀가 있으면 사위 삼고 싶을 정도예요.”
이처럼 화성면 주민들의 칭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젊은 의사가 있어 화제다. 바로 화성보건지소(지소장 이재홍)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 류호연(27) 한의사다.

그는 전남 광주 출신으로 2016년 동신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1년간 광주에 있는 병원에서 근무하다 2017년 4월 청양군 공중보건의로 오게 됐다. 고향을 떠나 먼 곳까지 오게 된 것은 전라도가 아닌 타 지역에서 경험을 쌓기 위해서다.
그는 근무지로 충남을 지원했고, 도내에서 인구가 적고 전형적인 농촌인 청양을 선택했다. 그렇다고 청양에 연고가 있거나 추천을 받은 것은 아니다. 지역에 대해 아는 것은 TV방송프로그램 ‘1박2일’ 촬영지라는 것이 전부였다.

류 씨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님 곁을 떠나 독립생활을 하게 됐다”며 “주민들과 어울리기 위해 배드민턴도 배우고 주민들의 안부를 묻는 것이 일상처럼 됐다”고 말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처럼 어르신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많이 찾는다. 할머니들 중에는 ‘손주 같다’며 김치와 같은 반찬이나 사탕 한 움큼을 놓고 갈 때마다 가족의 정이 느껴져 힘이 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옥희(화성면 용당리) 씨는 “공중보건의가 나이는 어리지만 진료도 잘하고 자상하다. 친절한 모습에 올 겨울은 하루에 30~40여 명이 진료를 받기 위해 화성보건지소를 찾을 정도”라고 말했다.
화성면 주민들이 그를 칭찬하는 또 다른 이유는 지역 학생들에게 각별하기 때문이다.

그는 진료가 끝나면 인근에 있는 화성중학교로 발길을 재촉한다. 화성중은 전교생이 30여 명인 작은 학교로, 여기서 그는 의사가 아닌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는 방과후 선생님이다. 학생지도는 재능기부방식이어서 별도의 수당이나 지원은 없다.

방과후 지도는 지난해 5월부터 시작했고, 1주일에 두 번씩 학교를 찾고 있다. 그는 학생들의 학업에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에 방과후 교사로 나서게 됐다. 처음 학생들은 방과후 선생님이 의사라는 말을 듣고 부담을 느꼈지만, 형과 오빠처럼 대하는 그의 모습에 친근감을 느끼며 가르침을 받고 있다.

류 씨는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도 전교생이 70여 명인 작은 학교였다. 화성면에 와서 어릴 때가 떠올랐다”며 “학생들의 학업정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또 이곳에 있는 동안 주민들과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고 바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