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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골마을 속 시네마천국, 작은영화관을 가다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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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골마을 속 시네마천국, 작은영화관을 가다 ⑦
  • 이동연 기자
  • 승인 2018.10.20 11:54
  • 호수 12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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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갈증의 오아시스, 청양시네마
▲ 청양시네마 로고와 상영관 입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 ‘시네마 천국’은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노인과 아이가 영화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고 여가활동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영화관람.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연간 영화관람 편수는 3년 연속,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인구가 적은 군 단위 지역은 영화관이 없어 문화 갈증을 겪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가 합심해 지역민의 문화생활 증진을 위해 극장이 없는 지역에 상설 영화관을 조성하고 나섰다. 바로 문화를 나누는 기쁨,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 가득한 ‘작은영화관’이다.
작은영화관은 어르신에게 추억을, 청춘들에게 낭만을,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군 단위의 주민들이 영화 관람을 위해 대도시로 이동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내고 일상 속에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도시와 신작 영화를 동시 개봉함으로써 지역의 영화 향유권 격차를 해소하고 있다.
청양신문사는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은영화관을 방문해 타 지역 사례를 살펴본다. 또 협동조합 뿐 아니라 지자체 운영으로 지역민과 함께 공존하는 방법과 성과를 알아본다. 이를 통해 전국 24번째 작은 영화관인 ‘청양시네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말>

[글 싣는 순서]
1. 작은영화관의 출발, 작은영화관사회적협동조합
2. 작은영화관의 탄생, 장수군 한누리시네마를 가다.
3. 투어패스로 관광객까지 사로잡은, 부안 마실영화관
4. 김제시 직영, 올망졸망 지평선시네마
5. 도시가 부럽지 않은 무주산골영화관
6. 영상문화생태계 조성, 서천군 기벌포영화관
7. 문화갈증의 오아시스, 청양시네마

▲ 44석 규모의 2관에는 널찍한 좌석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청양시네마 문을 열다
청양군민의 문화갈증과 지역 간 문화격차를 해소해 줄 작은영화관, ‘청양시네마(관장 김충환)’가 지난 2월 8일 개관식을 갖고 문을 열었다. 청양에 영화관이 생긴 것은 40년 만이다.
영화관이 개관하면서부터 지역민들은 가까운 거리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가족과 함께 최신개봉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
평일에는 청소년층, 야간과 주말에는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영화관을 찾으면서 건전한 문화 활동과 화합의 장소로 각광 받고 있다. 학교 단위 체험 학습형 단체관람과 동호회 등 각종 기관의 단체관람도 꾸준히 늘고 있다.
또한 단체관람의 경우에는 사전 협의를 통해 원하는 영화를 원하는 시간대에 볼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일주일에 한번 씩 영화상영표를 보내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상영정보를 미리 파악할 수 있고 예매까지 가능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출시, 홈페이지 개편 등으로 관람객들이 보다 쉽게 영화를 접할 수 있도록 편의를 도모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개관 4개월 만인 지난 6월 9일에는 누적 관람객 1만 명을, 지난 29일에는 개관 6개월 만에 2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추석 연휴에는 하루에 300여 명이 영화관을 찾았고, 이는 평일 60명, 주말 130여 명 보다 2배 이상 높은 관람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2만4400명(10월 2일 기준)이 청양시네마를 찾았다.

▲ 청양군과 청양시네마가 협약한 수익구조.

위수탁 체결 장점과 단점
청양시네마 운영은 지난해 11월 24일 청양군과 위·수탁 관리 협약을 체결한 작은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이 맡고 있다. 운영기간은 3년이다. 군은 이 기간 동안 시설사용료 및 전기사용료를 지원해준다.
수익배분은 청양군청이 30%, 협동조합이 70%로, 청양군 예상 최종 수익금은 약 1050만 원으로 산정됐다.
협동조합은 지역사회환원사업의 일환으로 지역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그래서 이곳 직원 7명 모두 청양군민이며, 관장과 정규직을 제외한 5명은 시간제 근로자로 근무하고 있다. 또 문화·복지 향상을 위해 영화관 운영 수익금의 일부를 군으로 환원(인재육성장학금)한다.
이 같이 협약을 통해 협동조합이 운영을 맡게 되면 개봉영화 배급 및 정산관리 전문성, 기술 지원 및 장비 유지관리AS전문성, 매점 원자재 구매비용 절감, 광고 영업 및 수익 창출 용이, 조합원 의견 적극 반영, 극장 간 네트워크 형성 등 운영에 있어서 비용절감이나 수익성이 향상된다.
반면 지자체나 정부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자립성이 약화되고,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일정 수익을 창출해야하기 때문에 상업영화 위주의 상영이나 매점으로 수익을 올려야 하는 구조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 청양시네마를 홍보하는 문구.

지자체 직영은 어려울까
앞서 방문했던 김제시 지평선시네마의 경우, 시에서 직영으로 운영해 예산을 확보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운영과 공익성을 추구, 시민들을 위한 공공장소로써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또 영화관을 상업 광고대신 시정 홍보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 김제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서천군 기벌포 영화관은 주민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함은 물론 직원들에게 영사기사, 프로그래머 및 매니저 등의 경험을 쌓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전문가를 양성해 지역 인재로 거듭나게끔 돕기 위함이다.
이곳은 또 미디어센터와 함께 운영돼 시너지를 내고 있는 전국 모범 운영 사례로 꼽힌다. 그 이유는 주민들에게 영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동호회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두 곳 모두 지역 경제 발전과 순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지역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위와 같은 지자체 운영에 대해 군 담당자는 “현재 작은영화관 운영이 인건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자체가 운영하기에는 전문 인력과 최신영화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생각해볼 문제”라고 답변했다.

▲ 단순히 영화만 보는 곳이 아닌 쉼터로 활용 가능한 영화관 내 휴게실.

군민들 바람과 앞으로 운영계획
군민들은 청양에서 최신영화를 볼 수 있는 것에 100%만족한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영화관 이용객 A씨는 “영화관을 단지 영화를 보고 집에 가는 공간이 아니라 영화에 관심이 있는 또래나 친목모임을 만들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B씨는 “지자체와 연계한 영화 관련 프로그램을 개설해 직접 영화를 만들고 참여할 수 있는 동아리 운영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군 담당자는 “11월 안으로 기획전을 준비 중이고 군청 직원 대상으로 영화동아리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운영상황을 검토 후 차츰 영역을 넓혀나가야 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내년도에 충청남도 예산을 받아 영화제를 추진할 예정이며 현재는 기획단계에 있다”며 “영화제 진행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김충환 관장은 “청양시네마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는 군민들께 감사하다”며 “기관·단체들과 업무협약, 다양한 홍보를 통해 영화관이 문화갈증을 해소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화관 규모와 시설
청양시네마는 사업비 총 14억 원(국비 5억 원, 도비 1억 5000만 원, 군비 7억 5000만 원)을 들여 청양문화체육센터 3층(837㎡)을 리모델링했다. 공사는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해, 착공 8개월 만에 문을 열었다.
최첨단 음향, 고화질 화면, 편안한 좌석으로 관객을 맞이하는 청양시네마는 1관 54석, 2관 44석 총 98석 규모의 2개의 상영관과 매점, 휴게실, 사무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관람료는 2D영화 일반 6000원, 3D영화 8000원으로, 학생·군인·유공자·65세 이상 노인은 5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영화는 5~6개의 최신 개봉작이 상영되며, 예매는 작은영화관 앱(APP)을 휴대폰에 다운받거나, 홈페이지(http://cheongyang.sscinema.org) 예약 또는 전화(942-7053)로 문의하면 된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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